
투자금액이 크지 않은 투자자들의 경우 채권투자를 ETF를 통해서 하거나 펀드를 통해서 하지만, 투자 금액이 최소 수억이상의 투자자의 경우 채권 직접투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 최근 부자들이 신종자본증권을 쓸어담고 있다는 뉴스가 보여, 신종자본증권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의 한 종류기 때문에 당연히 채권이 무엇인지를 이해해야하고, 채권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서 기업이 왜 채권을 발행하는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기업이 돈을 빌리는 방법, 은행대출, 유상증자, 채권발행]
기업을 운영하다보면, 돈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기업이 돈이 필요할때는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조달을 할 수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방법이다.
두번째로는 주식을 새로 발행해서 판매하는 방법이 있다. 일명 유상증자(주식발행)라고 부르는 방식이다. 그러나 주식 수가 많아지면 기존 주주들이 싫어하기에 어떤 기업이 유상증자를 하고자 할 때는 기존 주주들의 눈치를 봐야한다.
세번째로는 회사채를 발행해서 판매하는 방법이 있다. 일명 채권발행이라고 부르는 방식이다. "나에게 천만원을 빌려주는 사람에게 채권이라는 증서를 주고, 1년 뒤에 가져오면 내가 천만원에 오십만원의 이자를 붙여서 주겠다." 라는 식이다.
그래서 채권에는 만기가 있고 이자율이 있기 마련이다. 채권의 이자율은 정기예금보다는 높아야 사람들이 투자 할 동기가 생기기 때문에 정기예금보다는 조금 높게 형성되는 것이 기본이다.
[채권이 가지는 특징]
채권은 만기가 되면 발행한 회사가 돈을 돌려준다고 약속한 증서기 때문에 발행한 회사의 신용도가 매우 중요하다. 삼성전자가 약속한 것과, 이름 모를 기업이 약속한 것은 신용도 면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난다.
그래서 신용도가 매우 높은 우량기업, 혹은 국가가 발행한 채권의 경우 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만기에 돈을 안갚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이자율이 높다. 채권이라는 것은 '회사가 돈을 안갚을 가능성' 이라는게 존재하기 마련인데, 만기가 길 수록 회사의 자금상황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에 만기가 짧으면, 현재 상태만 봐도 돈을 갚을 수 있을 지 없을 지 대체로 파악할 수 있다. 언제나 리스크와 베네핏은 항상 반비례하다는 상식적인 수준에서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채권은 공개시장에서 거래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내가 채권을 받고 어떤 기업에 돈을 빌려줬지만, 이 채권을 제3자에게 다시 재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채권이 갖는 특징으로는 만기와 이자율이 있다는 점과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중도매매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은행대출, 유상증자, 채권발행의 회계상 인식 방법]
우리가 보통 대출을 받게 되면, 빚이 생겼다고 표현한다. 빚이라는 말은 갚아야 할 돈이라는 뜻이며,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회계상 부채로 인식한다.
반면에 유상증자는 어떨까? 회사에서 증자를 통해 주식을 판매했다면, 이는 투자자에게 돈을 빌린 것이 아니라, 기업의 지분을 판매한 것이므로 회사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변상이나 상환을 할 의무는 없다.
주식투자가 잘 되고 안되고는 투자자가 감당할 몫인것이지, 일정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주식을 발행한 회사가 돈을 돌려줘야 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증자는 회사 입장에서 빚이 아니고, 부채로도 인식하지 않는다. 따라서 주식투자자들의 돈은 회사 입장에서 자본으로 인식하게 된다.
마지막 채권은 어떨까? 은행대출은 이자를 은행에게 지급하는 것이고, 채권은 이자를 채권투자자에게 지급한다고 생각하면 대출을 받는것과 별 차이가 없다. 만기와 이자율이 정해져있다는 점에서 은행대출과 비슷하다.
따라서 채권은 명확하게 빚(부채)이다. 회사가 채권을 발행하면, 채권은 부채로 잡히게 되고 회사 입장에서는 부채비율이 증가하게 된다.
[만약 만기가 없는 채권(영구채)이라면 부채일까?]
채권에는 만기와 이자율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만기가 없다면 어떻게 할까? 가령 만기를 30년이라고 하지만, 30년 뒤에 다시 30년을 연장할 수 있고 연장할 수 있는 횟수도 무제한이라면 어떨까?
이러한 조건이라면 회사는 영원히 만기를 연장하면서 원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되고 이자만 내면 된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채권이지만, 만기상환의무가 없기에 국제 회계 기준 상 이는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
이러한 영구채를 신종자본증권이라고 부르며, 기업 입장에서는 빚을 늘리지 않은 것 처럼 보이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다만 정말 만기를 30년으로 두고 무제한으로 연장하게 둔다면 그 누구도 이러한 채권에 투자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5년 뒤에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다시 사들이는 조건(콜옵션)으로 발행이 되곤 한다. (때론 투자자에게 5년 뒤 채권을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주기도 한다.)
왜 하필 5년뒤에 상환을 하게 되었냐면, 1998년대 외환위기 직후에 정부는 경제위기로 큰 타격을 입은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위해 아래 5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채권을 발행하면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는데, 이 조건 중 마지막 항목에 5년 이내 상환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 조항 중 3번항목(배당 혹은 이자지급율의 제한적 상향이 가능)으로 인해 채권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업은 더 많은 이자를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로 인해 기업 입장에서는 이자율이 올라갈수록 빨리 상환을 하고 싶어 하지만, 5년 이내에는 상환되면 안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구채들은 5년차에 상환하게 된 것이다.
결국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는 영구채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5년 뒤에 채권발행자(기업)이 다시 사 들이는 조건으로 발행이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5년물 채권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신종자본증권이 5년 뒤 상환이 안된다면 어떻게 될까?]
2009년도에 우리은행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적이 있었고, 2022년 11월 1일에도 흥국생명이 영구채(신종자본증권)가 5년이 경과되었는데 콜옵션(조기상환)을 행사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다시 말해 2017년 11월에 흥국생명이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을 했고, 이에 돈을 투자한 투자자들은 2022년 11월에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원금을 회수할 것으로 기대를 했으나 흥국생명이 원금을 상환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당연히 이는 영구채기 때문에, 흥국생명이 채무불이행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미 현실적으로 영구채(신종자본증권)는 5년 뒤 상환한다는게 소위 말하는 국룰이었기 때문에, 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다.
흥국생명이 영구채를 상환하지 않은 이유는, 2022년 11월에 재무비율이 좋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영구채를 상환하면 재무건전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가격은 시장에서 20% 가까이 크게 하락했고, 채권시장은 요동쳤다. 이후 1주일만에 흥국생명은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마련한 뒤 영구채(신종자본증권)을 전액 상환한다고 발표하며 사건은 일단락 되었다.
투자의 관점에서는 신종자본증권은 다른 채권에 비해 이자율이 높고, 5년 뒤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기에 안정성과 수익성 면에서 어느정도 인정받는 투자처로 분류되고 있다.
반면에 재무회계의 관점에서 영구채는, 회계의 본질적인 기능 중 하나인 재무건전성 평가를 의도적으로 헷갈리게 한다는 점 때문에 굉장히 불안정해 보이는 금융상품이기도 하다.
사실 영구채는 5년 경과 시 상환이 되면 좋은 것이고, 상환이 되지 않으면 이자율을 더 높게 주는 상품으로 인식되어야 하는데, 5년 경과 시 상환을 하지 않으면 마치 발행자가 채무불이행을 한 것 처럼 시장에서는 평가한다.
따라서 이 두가지 관점을 혼합해 보면, 태생이 불안정한 금융상품이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게 된 투자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 시 주의할 점은, 신종자본증권도 채권이기에 첫 투자 이후 재판매를 통해 현금화가 가능한 것은 맞지만, 사고 파는 시장의 규모 자체가 크지 않기에 거래가 잘 안일어나서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