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란 돈을 빌렸을 때 지불해야 되는 사용료를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이자는 이 비율을 통해 계산된 금액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차이는 있겠으나 현실에서는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기준금리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뉴스를 보면 한국은행 총재가 나오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랐다 혹은 내렸다 혹은 동결했다 라는 발표를 하는 경우를 본 적 있을 것이다.
또한 대출을 받아 본 사람이라면, 대출을 받을 때 금리가 기준금리+가산금리로 결정된다는 내용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둘 다 기준금리라는 단어를 쓰기 때문에 대출을 받을 때의 기준금리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출에서 말하는 기준금리와 한국은행 총재가 발표하는 기준금리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5%라고 해서, 내 대출금리의 기준금리가 일괄적으로 3.5%부터 시작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뜻이다.
명확한 구분을 위하여 대출에서 사용되는 기준금리를 시장금리라고 칭하고,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구분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
이 글을 읽고 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동결됐는데 왜 내 대출금리는 올라가지?' 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란 무엇일까?]
먼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대해서 살펴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개인고객을 위한 금리가 아니라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이 거래 할 때나, 금융기관과 금융기관끼리 거래를 할 때 사용하는 금리다.
이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금리가 아니라, 한국은행이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금리다. 한국은행이 2%라고 하면 그냥 2%가 되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거시경제 상황에 맞추어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변경한다.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에 예금을 맡기기도 하고 대출을 받기도 한다. 이를 자금조정예금 또는 자금조정대출이라고 하며, 우리에게 대출을 해주는 시중은행도 때론 고객 입장이 되어 대출을 받거나 예금을 한다는 뜻이다.
자금조정예금과 자금조정대출을 할 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에서 ±0.5% 정도로 결정한다. 내일 만약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배 오른다면,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금리가 2배 전후로 오른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금융기관 간 단기자금을 대출하는 금리인 콜금리에 연동되었지만, 요즘엔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에 연동되며 무슨말인지 잘 이해가 안간다면 금융기관 간 단기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되는 금리라고 이해해도 좋다.
정리하자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증권사, 은행 등) 사이에서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금리로, 한국은행이라는 특정한 기관이 직접 지정하는 금리를 의미한다.
[대출에서 사용되는 기준금리인 시장금리란 무엇일까?]
시장금리란 말 그대로 시장에서 수요 공급의 법칙에 의거하여 자연스럽게 형성된 금리를 의미한다. 이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한국은행이라는 기관이 일방적으로 지정하는 금리라는 특징과는 완전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흔히 사용되는 시장금리는 COFIX물, CD금리, 금융채, 국공채 금리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의미는 특정한 누군가가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대표적인 시장금리의 종류]
1. CD금리
CD라는 단어는 '양도성예금증서' 라는 하나의 금융상품을 말한다. 양도성예금증서는 말 그대로 고객이 예금을 했다는 예금증서인데 정기예금을 가입하고 받은 예금 확인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정기예금과는 분명한 차이점을 보이는데, 우선 앞에 양도성이라는 단어가 붙었기 때문에 정기예금이지만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는 예금증서다.
정기예금은 상속을 통한 명의변경만 가능하지만 양도성예금증서는 쉽게 양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게다가 양도성예금증서는 무기명이며 만기일은 30일 이상 ~ 3개월 또는 6개월 이하가 보편적이다.
이렇듯 누가 발행했는지 알 방법이 없는 상태(무기명)에서 발행 금액 제한도 없다 보니 과거에 양도성예금증서를 통한 불법 증여와 탈세 등이 만연한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2006년부터는 양도성예금증서 등록 발행제를 실시했기 때문에 양도성예금증서를 발행할 때 발행인과 매매 당사자의 이름을 금융회사에 등록하게 됐고, 실물 종이 증서 없이 발행 확인서로만 유통되게 한 이후로는 일반고객은 거의 찾지 않는 금융 상품이 되었다.
아무튼 이러한 것이 양도성예금증서(CD)인데 정기예금처럼 양도성예금증서 역시 이율이 있고 각 은행에서 발행한 양도성예금증서의 이율을, 10개의 증권사가 전달받아 가장 높은 값과 낮은 값을 뺀 8개의 금리를 평균한 것이 CD금리다.
양도성예금증서의 금리는 수요 공급 법칙에 맞추어, 은행이 예금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금리를 높여주고 아니라면 금리를 낮게 준다. 이처럼 CD금리는 누군가가 지정해 주는 것이 아닌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금리다.
양도성예금증서는 일반 고객은 거의 찾지 않고, 만기일이 짧은 정기예금이라는 특징 때문에 금융기관에서 단기간 자금을 융통할 때 많이 사용하며 금융기관들의 단기자금 조달 시장에서 형성되는 시장금리라고 이해하면 된다.
2.금융채 및 국고채
금융채는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이고, 국공채는 국가나 국가에 준하는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하며 이 채권들의 3일동안의 유통수익률 평균을 계산한 것이 금융채/국공채물 금리가 된다.
유통수익률이란 채권수익률, 만기수익률 등과 같은 의미인데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채권을 샀을 때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매차익이나 만기시 지급받는 이자인데 이 수익들을 비율로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하자.

금융회사가 발행한 채권 중 만기가 6개월인 채권은 금융채6개월물이 되고, 금융회사가 발행한 채권 중 만기가 5년인 채권은 금융채5년물이 된다.
금융채 6개월물의 3일간 채권수익률 평균이 금융채6개월물 금리가 되고, 만약 정확한 수치가 궁금하다면 금융투자협회에서 매일 고시하기 때문에 매번 직접 계산하지 말고 금융투자협회에서 확인해 보면 된다.
채권수익률은 채권투자자들 간 매수 매도로 인해서 시장가격이 형성되고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누군가가 지정해주는 금리가 아닌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시장금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 COFIX금리
COFIX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의 대출기준금리로 자주 사용되는데 COFIX금리는 세 갈래로 나뉘어 (구)잔액COFIX, (신)잔액COFIX, 신규COFIX 세가지로 구분 된다.
COFIX금리는 자금조달비용지수라고 불리는 지수로,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을 위한 자금을 모으는데 든 비용 지수인데 이렇게 말하면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조금 더 쉽게 얘기하자면 코픽스(COFIX)금리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융채, 표지어음 등의 수신상품(10개)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금리를 의미한다.
그 중에서 잔액COFIX는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상품의 가중평균금리고, 신규COFIX는 은행이 신규로 판매한 수신상품 금액의 가중평균금리다.
만약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게 되니, 이후 신규로 판매되는 정기예금이 높아지게 되고 시간이 흐를 수록 보유하고 있는 수신상품의 금리도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신규COFIX가 먼저 반응해서 금리가 올라가고 몇개월 지나고 나서 잔액COFIX에 반영되게 되면서 잔액COFIX금리가 후속적으로 따라 올라가게 된다.
COFIX금리 역시 은행의 수신상품(정기예금 등) 가중평균 금리라는 점에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금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시중은행과 같은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사용하는 금리기 때문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시중은행은 그만큼 자본 조달 비용이 높아진다.
이는 시중금리의 상승을 견인하여 일반 고객이 받는 대출 기준금리인 시장금리가 상승하게 되는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내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경향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즉,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을 제어하게 되고 이 여파는 최종소비자에게 까지 전달된다. 결국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최종 소비자에게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쉬운 예시를 들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5%일 때 금융채6개월물이 1.5%라고 가정하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0%로 오르게 되면 그 누구도 1.5%짜리 금융채 6개월물을 안사려 하기 때문에 금융채 6개월물의 금리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항상 정비례하게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시장금리도 동일한 방향으로 오르는 경향이 있을 뿐이다.
시장금리는 말 그대로 시장의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계속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만약 채권시장이 인기가 좋아 채권의 수요가 더 급하게 올라가게 되면 금융채 금리는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있다.
즉,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장금리도 따라와 주기를 바라지만, 시장에서 반응을 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시장금리는 내려가는 '역주행'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위의 표는 특정시점에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시장금리를 비교한 표다. 한눈에 봐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0%일 때, 시장금리 중 어느것도 3.0%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경우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추가적으로 이후 2022년 12월 9일 기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25%로 0.25%가 상승했지만, 금융채 6개월물은 오히려 4.51%로 0.1%정도 하락하는 '역주행' 현상도 발생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예상할 수 있어도 시장금리는 예상할 수 없다.]
'금리를 예측할 줄 알면 벼락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여기서 말하는 금리는 중앙은행이 지정하는 정책금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금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측할 수 있다. 혹시 현재 기준으로 다음달에 기준금리가 크게 하락할 것이다 라고 예측하는 사람이 있는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동결되거나 소폭 상승할 게 뻔히 보인다.
그러나 시장금리는 도무지가 예측을 할 수가 없다. 내일 당장 채권 투자자들이 채권을 많이 사면 채권가격은 폭등할 것이고 채권금리는 하락할 것이다. 이걸 예측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금리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표현하는 것이고 이는 시장금리를 의미하며 금리 뿐 아니라 시장에서 결정되는 모든 것들, 가령 부동산 가격이나 주식 가격이나 원자재 가격등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이 글을 통해 시장금리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어떤 점에서 다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이 글을 읽고 한국은행 기준금리은 동결되었는데 왜 내 대출금리는 올라갔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설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처럼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지향하는 목표금리(Target Interest) 혹은 정책금리이고, 대출에서 사용되는 기준금리는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정해지는 시장금리(Market Interest)라는 점을 한번 더 강조하면서 글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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