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에서는 앞서 작성한 선물거래에 이어 대표적인 파생상품인 옵션거래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위해 작성되었다. 본 글 역시 절대로 옵션거래를 권장하거나 권유하는 글이 아니니 어디까지나 학습 목적으로만 받아들여 주기를 바란다.
파생상품의 대표주자인 선물거래와 함께 옵션거래를 합쳐서 선옵 이라고 많이 부른다. 선물거래와 옵션거래는 대체로 많은 공통점이 있지만 옵션은 의무가 아닌 권리라는 차이점이 있다.
본문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선물거래는 매수를 하든 매도를 하든 만기일까지 해당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실물인수를 하는 등 거래에 강제성이 부여된다는 특징이 있다면, 옵션거래는 강제성이 매도자에게만 부여된다는 점이다.
이는 옵션이라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권리라는 개념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인데, 권리를 판 사람(매도자)에게만 강제성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옵션거래에 대해 파헤쳐 보도록 하겠다.
[옵션거래는 미래에 할 거래에 대한 권리를 현재시점에 확정 짓는 거래이다.]
앞서 선물거래는 미래에 할 거래를 현재 확정짓는다고 했다. 그러나 옵션은 미래 할 거래에 대한 권리를 현재시점에 확정짓는 차이가 있다.
풀어서 설명하면, 선물거래는 "미래에 무조건 이렇게 해야된다." 라고 하는 것이고, 옵션거래는 "미래에 이렇게 할 수 있는 권리를 산다." 라는 의미다.
할 수 있는 권리를 산다는 의미는, 할 수도 있지만 안해도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옵션을 매수한 사람에게는 강제성이 없다. 미래에 상황을 보고, 그때 했던 거래조건이 괜찮으면 권리를 사용하고 조건이 좋지 않으면 권리만 포기하면 된다.
가령 선물거래는 2023년 12월 18일에 달러를 1,270원에 사겠다. 라고 확정짓는 것이지만, 옵션거래는 2023년 12월 18일에 달러를 1,27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사겠다. 라고 하는 것이다.
막상 2023년 12월 18일이 되었을 때, 달러가 얼마든 간에 선물매수를 한 사람은 1,270원에 사야하지만(강제성이 있지만) 옵션매수를 한 사람은 2023년 12월 18일에 달러 가격을 보고 권리를 행사할 지 말 지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옵션을 매수한 사람이 있다면 옵션을 매도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옵션을 매도한 사람은 이러한 권리를 넘기게 된 것이기 때문에 권리를 매수한 사람이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한다면 무조건 이행해야 한다.
따라서 옵션을 매수한 사람은 선택권이 있지만, 옵션을 매도한 사람은 옵션 매수자의 결정에 따라 강제적으로 행동해야 된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이다.
그 외에 특징으로는 선물거래의 특징과 같이 양방향거래가 가능하다, 레버리지를 사용한다, 강제청산이 일어난다, 만기일이 있다, 만기시 결제방법이 2가지가 있다 라고 하는 5가지 특징 모두 옵션거래에서도 동일하다.
[옵션거래의 종류]
앞서 선물거래는 매수, 매도 2가지 포지션이 있고 이를 각각 롱포지션 숏포지션 이라고 했다. 그러나 옵션거래에서는 포지션이 총 4가지가 존재한다.
왜냐하면 선물거래는 매수한 사람과 매도한 사람 1쌍만 존재하지만, 권리라는 것은 살 수 있는 권리와 팔 수 있는 권리가 2가지로 나눠지고, 이 각각의 권리를 매수한 사람과 매도한 사람 1쌍씩 존재하기 때문에 총 4가지가 된다.
여기서 살 수 있는 권리를 콜(Call)이라고 하며, 팔 수 있는 권리를 풋(Put) 이라고 한다. 따라서 옵션거래의 방향으로는 콜옵션 매수, 콜옵션 매도, 풋옵션 매수, 풋옵션 매도 4가지가 있다.
또한 권리를 살 때 지불하는 비용을 프리미엄(P) 이라고 부르며, 매수자는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매도자는 프리미엄을 수익으로 얻는다.
따라서 "이런 권리를 미래에 누가 행사하겠어?" 라고 생각한다면 권리를 매도하여 프리미엄을 수익으로 얻으면 되고, "이 권리는 미래에 기회가 될거야" 라고 생각이 든다면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권리를 사면 된다.
1. 살 수 있는 권리를 매수한 사람 (콜옵션 매수)
2023년 12월 18일에 미국 달러를 1,27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매수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만기가 되면 환율을 보고 1,270원에 달러를 살 권리를 사용할 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
만약 1계약 당 프리미엄(P)이 20원이라면, 이 사람은 콜옵션을 매수할 때 20원을 지불했을 것이고 행사가격이 1,270원이니 미국달러가 1,290원이 초과되는 시점부터 수익이 나기 시작할 것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달러가 계속 올라간다면, 이 사람의 최대 수익은 무한대가 될 것이고 최대 손실은 이미 지불한 프리미엄(P)에 해당하는 20원이 될 것이다.
2. 살 수 있는 권리를 매도한 사람(콜옵션 매도)
마찬가지로 2023년 12월 18일에 미국 달러를 1,27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매도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콜옵션 매수자가 권리를 사용하게 되면 무조건 1,270원에 달러를 팔아줘야 한다.
옵션을 매도한 사람이기 때문에 강제성이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달러가 계속 올라간다면, 이 사람의 최대 손실은 무한대가 될 것이고 최대 수익은 처음에 받은 프리미엄(P)에 해당하는 20원이 될 것이다.
3. 팔 수 있는 권리를 매수한 사람(풋옵션 매수)
2023년 12월 18일에 미국 달러를 1,270원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매수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만기가 되면 환율을 보고 1,270원에 달러를 팔 권리를 사용할 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달러가 계속 내려간다면, 이 사람의 최대 수익은 무한대가 될 것이고 최대 손실은 이미 지불한 프리미엄(P)에 해당하는 20원이 될 것이다.
4.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도한 사람(풋옵션 매도)
마찬가지로 2023년 12월 18일에 미국 달러를 1,270원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도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 역시 풋옵션 매수자가 권리를 사용하게 되면 무조건 1,270원에 달러를 사줘야 한다.
역시 옵션을 매도한 사람이기 때문에 강제성이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달러가 계속 내려간다면, 이 사람의 최대 손실은 무한대가 될 것이고 최대 수익은 처음에 받은 프리미엄(P)에 해당하는 20원이 될 것이다.
[실제 옵션 시장에서는 확률적으로 매도자가 유리한 시장이다.]
위 내용을 읽다보면, "옵션을 매수할 경우에는 최악의 상황일 때 프리미엄(P)만 손실이지만, 옵션을 매도를 하면 손실이 무제한인데 바보도 아니고 왜 매도를 하지?"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옵션매수자는 권리만 가지고 있는데 옵션매도자는 강제성이 부여되기 때문에, 전액손실이라는 공포를 느껴 처음 입문한 개인투자자들은 대부분 옵션을 매수만 하고 절대 매도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옵션 매도자가 승리할 확률이 훨씬 높다. 옵션거래에서 큰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기초자산이 큰 변동이 있어야 수익이 나는데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큰 변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액손실이라는 공포 때문에 옵션 매도를 대부분 꺼려하기 때문에, 옵션 행사가격이 크게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가령 코스피지수가 현재 2,500이라면 한달안에 2,800이 넘어야 콜옵션매수자가 유리한 상황 등이 많다는 것이다.
흔히들 파생상품을 보험에 많이 비유하곤 하는데, 보험사는 보험료 라는 프리미엄을 받고 보험금 수령이라는 권리를 판매했기 때문에 옵션 매도자와 비슷한 포지션이다. 초대형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가 파산할 수 있는데, 그런 일이 잘 안일어나지 않는가?
정확한 통계는 찾지 못하였지만 대체로 80~90%이상의 옵션들이 권리를 행사할 일이 나타나지 않은 채 소멸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 만기일은 점점 다가오기 때문에 시간가치는 점점 떨어지는데, 권리를 행사할 만큼 변동성이 없으니 보통 소멸되어 옵션매도자가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형 사고는 일어난다.]
2010년 11월 08일에 도이치뱅크 홍콩지점에서 근무하는 영국인에게서 'Korea Trading' 이라는 제목의 메일이 한국에 도착했다.
"조만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폭격을 가할 예정인데, 혹시 시스템 적으로 문제될 만한 것이 있나요?"

그리고 3일 뒤 2010년에 사무실에서 빼빼로나 돌리고 있던 시절에, 장 마감을 앞두고 국내주식 1조5천억원의 강력한 매도가 쏟아졌다.
엄청난 폭락에 놀란 사람들이 또 매도를 하고, 거기에 반대매매까지 더해져 총 2조4천억원 어치의 매도물량이 쏟아졌고, 코스피지수는 단 10분만에 50포인트나 폭락해버렸다.
이들은 폭탄을 투하하기 전에, 풋옵션을 매수(지수 하락시 이득)한 상태였고 이로 인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이때 풋옵션 매도 포지션이었던 사람들은 손 쓸 새도 없이 모든 계좌가 녹아 없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풋옵션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었던 와이즈에셋자산운용사라는 기관은 약 900억에 가까운 손실을 내고, 투자업계를 떠나게 되었다.
비단 이런 기획폭격 뿐이겠는가, 9.11테러를 포함해 각종 자연재해와 전쟁선포 등 세상에는 예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옵션매도자가 승률이 높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 파생상품 시장은 투기의 장이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외선물옵션 거래를 더 많이 하게 되는데, 과연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사람이 크루드오일 가격이 폭락했을 때 발생할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하는 것일까?
해외선물옵션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대부분 해외선물옵션의 경우 국내선물옵션에 비해 시작을 위한 진입장벽이 매우 낮고 거래할 수 있는 종목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가령 국내선물옵션의 경우 교육도 들어야 하고 예탁금도 많이 넣어야 하고 하는 조건들이 많은데 해외선물옵션의 경우에는 없거나 미미하기 때문에 해외선물옵션을 많이 하곤 한다.
게다가 선물 옵션은 만기일에 행사해야 하는 의무, 혹은 권리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 선물 옵션 시장에서 포지션을 잡은 사람이 만기까지 들고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기는 고사하고 하루 이상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오버나잇)조차 흔하지 않으며, 오버나잇은 굉장히 신중하게 결정해야 되는 전략으로 분류되고 하루에도 여러번 씩 사고 파는 것이 당연한 시장으로 인식되어 있다.
따라서 매일매일 투자 결과가 승리 혹은 패배 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고, 매우 짧은 기간안에 승자 혹은 패자가 결정되는 투기성이 매우 강한 시장이다.
[파생상품의 원래 목적을 잊지 말자]
파생상품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용도로 탄생했다. 그러나 위험을 회피하랬더니 위험의 한복판으로 쳐들어가 전장을 휘젓고 다니는 전투민족의 후예들이 많다.
실제로 우리나라 파생상품시장 규모가 세계1위를 한 적도 있었다. 이 조그만 땅덩어리에서 미국시장을 제치고 당당히(?) 1등을 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투기성에 쉽게 불 붙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본질을 잊지말자. 파생상품은 위험 회피를 목적으로 수단이다. 또한 위험 회피가 필요한 대상은 안정적인 이익이 필요한 규모있는 투자자 또는 기업이지, 흔히 말하는 개미들은 현금 보유만으로도 충분히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누군가가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혹하는 마음은 들 수 있지만, 언제나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알아야 하고 투기성에 중독되어 현실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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