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매도란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먼저 매도를 하고 실제로 가격이 하락하면 공매도 한 만큼을 매수를 해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보는 투자 방법을 말한다.
가령 삼성전자가 현재 8만원인데 떨어질 것 같으면 8만원에 삼성전자를 먼저 매도부터 하고 나중에 떨어지면 7만원에 다시 삼성전자 1주를 사서 갚고, 1만원의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먼저 매도부터 한다고 하여, 자연법칙을 거스르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그리고 하락장에서 남들이 곡소리 낼 때 혼자 웃는 투자기법으로 인해 꽤나 많은 비난을 받는 투자 방법이다.
특히나, 공매도 시스템은 기관들에게만 유리하며 개인들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이유로 인해 공매도를 폐지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많다.
그러나 공매도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 하다. 특히나 공매도와 선물매도를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거나 공매도는 개인은 못하고 기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해들이 대표적이다.
본 글에서는 공매도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를 하면서 왜 그러한 얘기들이 나왔는 지 생각해 보도록 하며, 추가적으로 공매도 외에 증시 하락에 투자하는 방법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공매도는 차입공매도와 무차입공매도로 나뉜다.]
공매도의 종류에는 차입공매도와 무차입공매도가 있다. 차입공매도란 공매도를 할 종목을 미리 차입을 한 다음 공매도하는 것이고, 무차입 공매도의 경우에는 일단 매도부터 갈기는 방식이다.
차입공매도는 매도할 대상을 먼저 차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나 무차입 공매도의 경우 신용리스크(안갚을 가능성)가 크기 때문에 대부분 국가에서 불법으로 금지된다.
뉴스에 나오는 불법적인 공매도에 대한 내용은 대부분 무차입공매도(Naked Short selling)로 인한 것이다. 2023년에도 불법공매도가 적발되었는데, 어떻게 불법을 오늘날에도 저지를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불법 공매도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우리나라 전산 시스템은 외국인이나 기관들이 매도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공매도 주문이 체결되는 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현재 증권사 전산시스템은 공매도 주문 요청이 왔을 때 차입공매도인지 무차입공매도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2023년에 이런 글을 보면 참 어이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 기관이나 외인들의 공매도 시스템은 수기로 관리하고 있다. 공매도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먼저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차입공매도만이 합법이기 때문에 종목을 먼저 차입해야만 한다. 그러나 기관이나 외인들의 경우에 전화나 이메일 또는 메신저로 주고받은 내용들로 대차계약(아래에서 설명)을 확정한다.
그리고 이 계약 내용들을 스크린샷을 떠서 보관하고, 증권사 직원이 일일이 수기로 입력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차입을 했는지 안했는지 알 방법이 없다.
공매도 주문이 들어왔는데, "이 업체가 정말 차입을 했었나?" 하고 스크린샷이나 대화내역을 뒤져보면서 일일이 대조해 볼 수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일단 공매도 주문은 체결되게끔 되어 있다.
간혹 개인들이 "증권사 앱(HTS, MTS) 에서는 매도 눌러도 안되던데요?" 라고 할 수 있는데, 외인과 기관들은 사용하는 주문 전용선(DMA)에서는 '주문차입' 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면 증권사는 따지지 않고 매도를 해준다. (또한 운용사가 매도해달라고 증권사에 주문하면, 증권사는 확인 없이 일단 매도해준다.)
따라서 현행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시스템은 사실상 예방은 불가능하고, 나중에 사후 탐지나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여전히 무차입공매도를 저지르려면 저지를 수 있다. (이게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원리다.)
그러면 실시간으로 주식을 차입했는지 여부를 계속 체크하면 되지 않냐? 라고 되물을 수 있는데, 초단위로 계속 차입여부를 체크하면 주문 시스템에 과부하가 심해져 일반 매매를 할 때도 체결이 지연되거나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이게 21세기에 할 수 있는 대화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무차입공매도가 완전차단이 어려우니 사후 처벌 수위를 높여 징역을 살 수 있게까지 법을 강화했다고는 하던데, 공매도시스템을 보고 있으면, 내가 지금 AI가 인류를 대체한다고 걱정하는 그 2023년에 살고 있는게 맞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다.
[차입공매도는 대차거래와 대주거래로 나뉜다.]
합법적인 공매도인 차입공매도는 대차거래와 대주거래로 나뉘며, 대차거래는 기관과 외국인이 빌리는 거래를 말하며(위 문단에서 설명한 방식) 대주거래는 개인이 빌리는 거래를 말한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은 개인이니, 공매도를 하고 싶다면 대주거래를 선행하고 대주거래가 완료되면 비로소 공매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모든 종목을 차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대주거래가 가능한 종목이 따로 있으며 만기일(보통90일)과 이자가 정해져 있다. 차입을 한다는 것은 결국 종목을 대출을 한다는 것이니 대출처럼 만기와 이자가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또한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할 경우 이론상 손실이 무한대기 때문에 파생상품과 같이 일정금액 이상을 계속 유지증거금 형태(담보유지비율, 보통120%)로 유지해야하며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를 통해 강제로 청산한다.
그러나 구조상 이자를 내 가면서 만기일까지 주가가 하락해야 되기 때문에(물론 만기 연장도 가능하다.) 일반 주식투자에 비해 시간에 쪼들리는 압박을 받게 된다.
따라서 공매도는 시간 제한이라는 압박을 받으면서 이자까지 내고, 강제로 청산당해 전액 손실이 날 리스크를 지고 하는 투자행위기 때문에 하방에 베팅한다는 것은 여간 쉬운일은 아니다.
[공매도는 하락에 베팅하는 방법 중 하나이며, 하락에 베팅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간혹 선물매도 포지션(Short Position)을 공매도와 동일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수익이 나는 원리는 비슷하지만 공매도와 선물매도는 엄연히 다른 거래다.
다만 하락에 베팅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싸잡아서 공매도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긴 한데, 파생상품 선물과 옵션에 대한 글을 같이 읽으며 공매도와는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하자.
하락에 베팅하는 방법은 공매도(대주거래), 선물매도포지션, 풋옵션매수, 인버스ETF매수 등의 방법이 있다. (차입)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파는 것이고, 선물매도는 미래에 이 가격에 무조건 팔겠다고 약정하는 것이며 풋옵션은 미래에 이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사는 것이다.
그 중에서 인버스ETF라는 방법이 있는데, 이 역시 ETF에 대한 글을 함께 읽으면 좋을 듯 하다. (인덱스의 개념과 인덱스펀드와 ETF의 차이를 이해해야 ETF의 원리를 이해하기 쉽다.)
ETF란 기초자산의 가격(지수)이 오르고 내리는 비율에 맞추어 같은 방향으로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지수추종펀드인데, 여기에 인버스가 붙으면 지수를 역추종(반대방향으로 오르락 내리락)한다는 의미가 된다.
가령 KODEX200 인버스 ETF의 경우 KODEX는 삼성자산운용이 만든 브랜드고, 200은 코스피200지수를 의미하며, 인버스는 이 코스피200지수를 역추종하는 ETF라는 의미다.
그래서 이 인버스 ETF의 경우 코스피200지수가 1% 올라가면 ETF의 가격이 1% 떨어지게끔 최대한 설계한 ETF라고 볼 수 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이 ETF가 코스피200지수의 선물 매도포지션(Short Position)으로 대부분 구성해 놨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을 참조해 보자.

단순화시켜 이해하자면 2023년 09월에 코스피200지수 선물을 300원에 무조건 매도한다 라는 선물매도 포지션이라면, 코스피200지수가 하락해서 250원이 됐을 때 50원의 차익이 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인버스ETF는 보통 선물매도 포지션이나, 풋옵션 매수 포지션 등을 통해 실제 기초자산이 하락할 때 수익이 나게끔 구성한 ETF라고 보면 된다.
[공매도의 특징]
공매도의 장점과 단점으로 소제목을 정하려고 하다가 특징으로 정정했다. 공매도는 폐지론자들에게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악의 축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들에게 공매도의 장점이란 게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보편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주된 이유로는 기관과 개인에게 주어지는 기회에 불평등이라는 점이 크지만, 이 외에도 대다수가 불행해져야 이익을 얻는 구조에서 오는 거부감도 있다.
그래서 공매도 투자자들은 선의의 일반 투자자들과 이해관계가 반대여서 나를 공격하는 세력들로 여겨지고 이는 상당한 거부감을 갖게 한다. (내가 잃어야 쟤가 버는 구조인데 지지할 수 없는건 당연한 감정이다.)
그러나 학습목적이니 감정적인건 접어두고 공매도 제도가 갖는 특징들을 하나씩 알아보면서 이러한 특징들이(혹은 주장들이) 장점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자.
첫번째로, 공매도는 유동성 제공효과와 다양한 투자처를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누군가는 상승에 베팅하고 싶어하듯이 누군가는 하락에 베팅하고 싶어 한다. 공매도는 하락에 베팅하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에게도 투자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말은, 다양한 시장참여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폐쇄된 시장(투자 방법이 하나밖에 없는 시장)보다는 더 많은 유동성을 제공하게 된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공매도가 있는 시장보다 공매도가 없는 시장을 더 선호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글로벌 스탠다드가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시장만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두번째로, 주가 상승을 제어하는 효과가 있다.
가격은 매수자가 더 많으면 오른다. 호가는 계속 높아지고, "사면 오른다." 라는 믿음이 퍼지게 되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어느덧 가격에 버블이 끼기 시작하면, 공매도 투자자들이 들어오면서 가격 상승을 누른다.
상승론자와 하락론자가 팽팽히 맞서게 되면서 시장가격은 조율을 받는다. 따라서 공매도 투자자들의 영향으로 가격의 무한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세번째로, 헷지기능이 있다.
파생상품과 마찬가지로, 헷지 기능이 존재한다. 상승베팅 포지션과 더불어 일부 하락베팅 포지션(공매도)을 섞을 경우에 보유자산이 급락하였을 때 공매도 포지션이 손실을 상쇄해주는 효과가 있다.
네번째로는, 공매도 제도 자체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에 비해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는 차입 공매도를 실시할 때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납부해야되는 이자율이 더 비싸고 만기일도 짧으며 담보금도 더 많이 요구한다. 또한 개인들은 기관이나 외국인이 저지르는 무차입공매도에 대해 속수무책이다.
이렇듯 시스템 자체가 기관이나 외국인에게 유리한 점, 그리고 개인투자자의 공매도비율은 전체 공매도비율에서 5%도 되지 않는 점 등도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매도가 개인투자자들에게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만 지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공매도는 폐지되어야 하는가?]
위에서 말했듯이 주가가 폭락하여 모두가 울상일 때 웃고 있는 공매도 투자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가득하고, 특히나 기관투자자에 비해 불리하다는 특징으로 인해 공매도 폐지론이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 어디를 가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국가는 없고, 심지어는 1년이상 공매도를 금지한 국가 역시 OECD국가 중 한국밖에 없다.
글로벌 투자의 대표적인 투자지표인 MSCI는, 1년 이상 장기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이어갈 경우에 해당 국가에 대한 투자 비중을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럴 경우 외인들의 자금이탈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를 자주 사용하는 이유는 정치권에서 국민들의 표심을 의식하고 이러한 규제를 통해 표심을 얻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으며, 금융권에서도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당연히 표심때문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매도가 하락을 부추기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제한한다고 설명하겠지만 공매도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지며 이들도 이미 다 알고 있다.
국내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이 넘는 기간동안 공매도를 한시적 금지를 했으나 공매도 금지 기간동안 하락폭을 비교해보면 공매도 금지 조치가 주가 하락을 방지하는 효과를 봤다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국내 주식의 경우 평균적으로 일평균 거래량의 1%미만으로 공매도가 일어나며, 나스닥의 경우 평균적으로 30%가 넘는데 국내주식이 나스닥에 비해 하방이 단단하며 상승폭은 더 크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일시적으로 투자자 심리에 활기는 불어넣어 줄 수 있기 때문에 며칠간 하락은 방지할 수 있겠으나 이는 5일을 넘어가지 않으며, 또한 공매도가 만약 하락을 부추긴다고 한 들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가?
예를들어 삼성전자가 강력한 공매도 세력의 개입으로 인해 2만원으로 떨어진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너무나 저렴한 가격에 삼성전자를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데 말이다. 돈 잘 버는 기업은 결국 본래의 가격을 찾아갈 것이다.
폭등장에서는 상승 심리를 부추기는게 정상이고, 폭락장에서는 하락 심리를 부추기는 것 역시 정상이다.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봤다고 해서 그게 시스템을 없애버릴 이유는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매도 제도는 폐지를 논할 게 아니라, 공매도 시스템에서 개인투자자가 기관투자자에 비해 불리한 점을 개선하고 무차입공매도에 대한 차단과 이에 대한 징벌적 배상을 하게끔 하는 제도적인 개선이 우선이다.
정작 중요한건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율해 나가야 한다는 점인데,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공매도 전면폐지를 논쟁거리로 들고 와버리니 정부는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 등으로 달래기만 하고 정작 중요한건 해결하지 않고 있다.
아픈곳이 명백하게 보이는데 수술은 하지 않고 진통제만 투여해서 좀 진정되면 다시 모른척하고가 반복되면 환자만 손해다. 공매도의 진짜 문제는 하락을 부추긴다는게 아니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점이다.
바라건데 개인투자자가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에 비해 소외되는 시장이 아니라, 부당이득을 차단하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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