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융상식

기준금리는 그대로인데 대출금리와 카드 할부 이자가 계속 오르는 이유와(미국 채권 금리가 오르면 어떻게 될까?)

by 금융에 대한 모든 것 2023. 10. 4.

 미 국채 금리 10년물이 급등하며 16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7년에 미국채10년물 금리가 정점이었는데, 최근 이러한 기록을 갈아치우고 금리가 계속해서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채권 10년물 금리 2007년~현재, 출처 : 인베스팅 닷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 싶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현상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카드 할부 이자가 비싸지고 있으며 대출을 받은 고객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이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채권에 대해 알아야 하고, 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이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아래 글을 천천히 읽어보며 이해하도록 하자.
 
 

[채권은 돈을 빌리는 수단이며 채권가격과 채권금리는 반비례한다.]

 회사가 돈이 필요할 때는, 은행에 손을 벌리거나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거나 불특정 다수에게 손을 벌리거나 하는 방법이 있다. 각각 대출을 받거나 유상증자를 하거나 채권을 발행하거나 와 같은 의미다.
 
 세 가지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어 각 회사 별로 이유가 있겠지만, 확실히 알 수 있는건 채권은 돈이 필요할 때 발행한다는 것이다.
 
 채권이란 일종의 차용증이며, 채권을 발행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를 하면 채권을 매수한 사람은 채권이 만기가 되었을 때 이 채권을 발행한 회사(또는 국가)에게 돌려주며 원금과 이자를 요청할 수 있다.
 
 쉽게 말해 10,000원짜리 채권을 1년 뒤에 가지고 오면 10,300원(연3%이율)으로 돌려준다는 증서가 채권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이 회사나 국가가 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채권을 산다.
 
 또한 채권은 공개시장에서 양도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내가 10,000원을 주고 샀더라도 채권이 인기가 있으면 10,100원에 되팔 수도 있다.
 
 만약 연3%이율 채권이 발행 된 이후에 연4%이율 채권이 발행된다면, 즉 금리가 오른다면 3%이율 채권은 공개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진다는 말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했다는 의미는 거꾸로 말해 미국 국채 10년물 가격이 하락했다는 말과 같다.
 
 이러한 채권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한 상태로, 미국채금리가 오르고 내리는 게 우리나라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와 함께 기준금리가 그대로인데 내 대출금리와 할부이자는 왜 오르는건지에 대해서도 이해해 보도록 하자.
 
 

[미국 국채 10년물 채권이 생각보다 잘 안팔리고 있다.]

 채권을 회사가 발행하면 회사채고, 금융회사가 발행하면 금융채고, 국가나 정부기관이 발행하면 국공채다. 국가가 발행한 채권은 가장 안전성이 높기 때문에 회사채에 비해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국가 중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국가는 단연 미국이다. 상식적으로 미국이라는 국가에서 발행한 채권을 만기가 되어 원금과 이자를 요청했을 때 미국이 약속을 어길 리가 없다.
 
 따라서 (조금의 과장을 보태자면) 채권금리의 모든 기준치는 미국 국채를 기준으로 돌아간다. 미국이 4%를 준다고 한다면, 한국은 못해도 4%이상은 줘야 한국에 투자할 마음이 생긴다.

(물론 실제 현실에서는 채권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보니, 그렇게 정비례하게 오르지는 않고 큰 영향을 준다 정도로만 이해하면 되겠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 국채가 생각보다 잘 안팔리고 있다. 미국 채권이 판매부진을 겪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준금리를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미국의 재정상태가 그렇게 안정적이지 않다는 분위기가 대표적인 이유다.
 
 현재 미국 국채 금리가 4%라고 한다면, 기준 금리가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더 기다리면 미국 국채 금리가 5%가 될테니 4%일 때 안사겠다는 의미다.
 
 

[미국 채권이 잘 안팔리면 미국 채권 금리가 올라간다.]

 장사를 할 때 물건이 잘 안팔리면 어떻게 하겠는가? 물건의 가격을 내리게 된다. 미국 국채금리가 4%인데 잘 안팔리면 어떻게 하겠는가? 금리를 5%로 주겠다고 투자자들에게 제안해야 한다.
 
 이렇듯 미국 채권이 판매가 부진하게 되면 미국은 채권금리를 올리면서 추가 발행을 하게 된다. 미국은 돈이 필요한 상태인데, 채권의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많다 보니 채권의 금리는 올라가게 되고 기존 발행된 채권들은 가치가 점점 떨어진다.
 
 더군더나 코로나 위기 이후에 경제위기에 대한 리스크와, 미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재정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가중되어 왔다.
 
 이러한 상태가 해결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 위험을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아무리 안전한 자산이라 해도 4% 이자로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탈피하며 최근 물가상승률 2%대를 넘어 4%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일본 국채가 미국채권의 경쟁상대가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렇듯 미국 채권의 대체재로서 일본 채권도 나타날 가능성 등 종합적인 이유들로 인해 미국 채권은 잘 팔리지 않게 되었고, 미국 국채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 채권 금리가 올라가면 우리나라 채권도 금리가 올라간다.]

 미국 채권 금리가 올라가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 미국 채권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가장 안전한 투자자산이 이자를 많이 주게 되면 모든 투자자산이 이자를 많이 줘야만 경쟁할 수 있다.
 
 물론 미국 채권 금리만이 유일한 비교 대상이 아니라, 아시아 정세와 그 외 요인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미국 채권 금리가 오른다고 정확하게 정비례하게 한국 채권 금리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신용도가 가장 높은 곳에서 금리를 높게 주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신용도가 낮은 곳에서 금리를 올리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현재 우리나라 국채 금리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게 되면, 한국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시중은행에서 발행하는 금융채 금리 역시 상승하게 된다.
 
 금융채도 물론 안전한 자산이지만 국가가 발행한 채권보다야 안전할 수 없고, 국가가 발행한 국채 금리가 오르게 되면 금융채 역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
 
 도미노처럼 만약 금융채가 금리가 오르게 되면,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지는 카드회사가 발행하는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도 금리가 오르게 된다.
 
 카드사의 경우 자본 조달의 70~80%이상을 여전채에 의존하고 있는데, 여전채 금리가 높아지게 되면 카드사는 비싼 이자를 내고서 돈을 빌려오는 것과 같아지며 이는 곧 카드할부 이자와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서비스 등의 이자 상승을 유발한다.
 
 이처럼 금융이란 그 파급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나와는 전혀 상관도 없을 것 같은 미국의 채권 금리 상승이 내 카드 할부 이자를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목표금리일 뿐 실제 대출금리는 채권금리에 비례한다.]

 대출을 받아 본 사람은 대출 금리 안내 문자를 받아본 적 있을 것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산금리 로 구성 되는데, 여기서 말하는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아니라 시장금리를 말한다.
 
 그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에서 사용하는 시장금리는 금융채물 이라고 부르는, 금융회사가 발행한 채권의 평균 유통수익률을 기준금리로 사용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도미노처럼 현상이 일어나며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 금리가 올라갔기 때문에, 당연히 금융채물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동일해도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이유는 은행에서 사용하는 기준금리란 시장금리를 의미하는 것이고, 위와 같은 이유로 시장금리가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에서 제시하는 기준금리란 한국정부가 목표로 삼는 금리로, 은행 간 자금을 조달하는 금리의 기준점 혹은 국가가 채권을 발행할 때 제시하는 금리의 기준점을 의미하는 것이지 대출금리에 그대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금융은 유기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파급효과가 대단하다.]

 살면서 미국을 한번도 가본 적 없고, 미국에 투자라는 것을 해본 적 없는 사람들 조차도 미국의 금리 변화에 따라 일상 생활에 영향을 받게 된다.
 
 만약 금융에 무관심 했다면, 이렇게나 나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금융에 대해서 한번 쯤 폭 넓은 사고로 공부해 보는 것은 어떤지 권장드리고 싶다.
 
 다만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어느 하나 쉽게 단정짓지 말고 폭 넓은 사고를 하되 함부로 예측하지 말 것을 권장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어떠한 현상에 대한 원인이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기 때문이다.
 
 저러한 복잡한 구조로 얽혀있는 금리를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가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예측하는 것을 금리를 예측한다는 말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누구나 다 예측할 수 있다.
 
 금융에서 말하는 금리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아니라 시장금리를 의미하며, 위에서 봤다시피 영향을 주는 요인이 너무나도 많아 도저히 예측할 수 없고 예측 하려고 해서도 안된다.
 
 만약 현 시점에서 앞으로도 금리가 계속해서 오를 것이다 라고 예측을 해 봤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이 완화되고 채권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어느날 갑자기 훅 떨어지는게 금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을 공부하되 확신보다는 의심을 하며 폭 넓은 사고로 공부할 것을 권장하며, 공부를 바탕으로 투자를 진행할 때 역시도 100% 확신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의심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맞다라는 용기를 가지고 투자를 행하기를 바란다.